생각

14th : 이건 비밀인데

은아:) 2008. 11. 12. 03:16


  이상한 버릇이있다. 뭐냐면 다른 사람한테 부담되기 싫어한다는거. 어쩌다 생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얼마나 심했냐면, 예전의 나는 누구한테 도움 받는거 조차 미안해했다. 다같이 뭘하는데 빠지면 죄짓는거 같은 느낌이고, 누구한테 뭐 사달라는 소리도 잘 못하는 그런애.  항상 그렇게 생각했다. 걔가 나한테 그렇게 해 줄 이유가 없잖아. 


  그래서 힘들었던 적이 너무 많았다.  부탁을 못해서 혼자 밤을 새거나 하는 그런 일, 조금만 부탁하면 힘들지 않고도 잘 할 수 있는건데 괜히 고집부리다가 망친일 뭐 그런것들.  아직도 생각나는게, 일학년떄 창공 과제를 하는 날이었는데, 영식이랑 영주랑 기자실 녹음을 새벽까지 하다가, 겨우 끝나서 그때서야 혼자 과제를 시작했던 적이있다. 그때 내 친구들은 내가 녹음할 때 다들 같이 해서 어떻게 스터디룸에서 혼자 밤을 새게 됐는데, 그때 오빠들이 혼자 할 수 있겠냐고, 무섭지 않겠냐고 물어보는데, 난 너무 미안해서 안무섭다고 혼자 할 수 있다고, 그랬던 적이있다. 완전 무서웠는데휴. 생각해보니 그 때 있으라고 할껄, 괜히 가라고 했던 것 같다. 뭐 그러다가 보면 안되는 것도 보고 그랬지만. 


 부탁하는게 얼마나 미안한지, 남한테 영화 보러가자는 소리도 잘 못했다. 물론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kk  왠지 다른 사람은 볼 이유가 없는데, 나때문에 괜히 그 영화를 같이 보고있어야하는 느낌이라서 내가 보여주는거 아니면 잘 안보러가게되고, 그래서 혼자보러가는 일이 많고, 습관이 되고, 그랬나보다. 


  이상하게 자꾸 미안하다.  다른 사람은 그렇게 안느낀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지만, 잘 안고쳐진다.  그냥 간만에 친구가 너 왜그러냐고 하길래, 생각났다 내 버릇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