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15
새해에도 새로울게 없다고 생각하는게 그건 내 삶과 생각이 무기력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요즘 작은 방안에서 보호받는 느낌 때문인지 도무지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이불밖은 위험하단 소리가 나를 위한 말같이 느껴진다 방 밖으로는 한발도 움직이지 않는 나를 보며 난 왜이럴까 하는 쓸데 없는 생각중
엄마는 주말마다 전화로 내 위치를 확인하더니 매번 집이라 대꾸하는 나를 보고, 이제 포기한 것 같으시다 오늘은 나보고 왕따라 하거나 히키코모리 같다고 했다 제발좀 밖으로 나가라며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마음이 점점 커지는걸 느낀다 외로운게 싫다면서 외롭지 않으면 피곤하니까 외로움을 택하는 그런 것. 관계를 맺으면 힘들고 지치고 피곤한데 그에 반해 얻는 기쁨과 공감이란건 상대적으로 작아서, 그리고 언제든 실패했다 여겨질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최소한의 관계만 만들고 싶다 라는게 나의 요즘 생각이다
걍 귀찮은 것을 거창하게 말하고 있지만ㅎㅎ
나에게 쏟는게 더 아깝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소한의 관계를 만드는 대신 나를 정리하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투자하기로 했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지금 내가 시간을 보내는 방식은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로 잉여스럽다
예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년을 보낸 적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진짜 나만을 위한 carefree life를 살았다. 근데 그때는, 미국에 있을 수 있는 돈과 시간이라는 한계가 있어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소중했고 하루하루 더 느끼고 싶었고 경험하거 싶었다 가만보면 기한이 있는 삶이란건 사람을 더 삶에 집착하도록 만들어 준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것도 그래서 소중하겠지?
지금 나는 기한과 한계가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일시적으로 일단 일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살면서 이런식으로 돈을 받으며 얼마든지 연명할 수 있다 하지만, 기한없이 계속 주어지는 것이 없기 때문에 사실은 지금 이런 시간을 활용해서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만들어야하는데, 나는 왜 가만히 있을까???? 에너지를 채우자는 명목하에 너무 나태해졌다
베를린 일기를 일주일째 읽고 있다
남의 일기를 읽고 있잖니 너무너무 지겨워 미칠노릇이다
작가라도 일기는 일기장에 쓰라고 얘기해주고 싶을 뿐, 3/4 쯤 읽다가 이 일기를 인스타에 연재했다는 걸 보고는 더더더더더 화가났다! 인스타에서 읽엇음 되는 것을 !!
부디 작가가 내 거금 15000으로 아버지의 빚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길
내 마음은 누가 이해해주려나
훗날 내가 내 일기를 책으로 펴내 책의 말미쯤 이것이 내 블로그에 쓰여졌다는 걸 남기고, 내 마음은 베릴린 일기를 쓴 최원석 작가만이 이해할것이다 라고 남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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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발달할 수록 결국 사라지지 않을 직업은 철학과 작가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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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사각 하늘>
이름이 너무 청순한 이곳은 불륜의 핫플인 양평에 위치하고 있다 이름과 위치가 안어울려서 너무 웃겼다 블루리본에서 이름을 듣고, 블로그에서 사진을 검색했을땐, 옆에 예쁜 논두렁이나 숲이 있늘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보면 숲만큼 있는 모텔를 지나고 나면 사각하늘이 나온다
실제로 이집은 그 모텔들과는 별개의 집이야! 하면서 도도한 청순포스를 풍기는데 그 느낌이 주인 아주머니의 대쪽같은 성격과 참 잘어울리는 느낌이다 이건 주인 아주머니가 남친한테만 잘생겼다고 계속 말해서 하는 소리가 아님을 밝혀둔다 지나가는 말로도 나에게 칭찬안하셨던 대쪽같은 성품 때문에 도도하다 칭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도도한 아주머니가 해주는 건강한 스키야키 집이다
한옥은 엄마가 좋아할만한 곳이고
음식은 정갈하고 정성스럽고 깔끔해서
일본의 장인 정신이 이런것이구나 느낄수 있다
(한국분이시지만)
우동도 탱탱하고 여튼 스키야키 샤브샤브는 너무 맛잇당
건강한 맛이라 더 좋았다
코스처럼 테라로사에서 커피한잔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의 데이트였는데, 모든게 완벽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