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23
"믿었는데"
"나를 너무 믿지말라고 했었죠, 나 별로 좋은 사람 아니라고,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 얘기했었는데"
죽은 차형석을 죽이고 또 죽이고, 죽이는 것에 무뎌져도 마음이 아픈건 그대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평생해야할까. 상대는 아프지 않는데, 알함브라 궁전을 보면서 정신병에 걸릴 것같은 현빈마음이 백번 이해갔다. 헤어지고 또 헤어지고, 몇번을 헤어졌는데 아침에 가서 보면 또 다시 그대론 것 같고. 이 혼자만의 싸움이 언제 끝날까. 무얼 위해 견뎌야할까. 조금 살 것 같으면, 나를 바닥으로 잡아 끄는것같다. 바닥으로. 여기가 끝이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 아직 바닥이 아니였어. 나를 흔들때마다 마음이 난도질 당하는 것 같아 아프다.
보고 싶다고 전화를 하고, 그냥 이렇게 얘기하면 안되냐고 전화를 하고, 취해서 자기가 어디에 있더라도 데릴러 올 사람이라며, 그러다가 찾아와서는 결혼한다고 말하고
나 혹했었는데, 이건 여지도 아니였다. 오늘에서야 아, 도망을 가야 끝날거 같다는 걸 알았다. 결혼을 한단 말도 진짜고 앞으로 그걸 보고 견뎌야하는 현실도 진짜다. 조금 힘이나서 잘지내고 있으면 휘젓고 가는 것도 진짜다. 나는 견디기엔 너무 많이 힘들었고, 이제는 왜 견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버티며 산다고 했던 허지웅도 암에 걸렸고, 이석원도 견디기에 지쳐보인다. 피하자. 그냥 내 커리어고 뭐고, 피해버리는게 내 삶에 이득일 때도 있으니까. 이제는 니가 왜 그럴까 하는 생각 조차 하고 싶지 않다.
10년을 견딘 부장님께서는 별거 아니니 조금만 더 버티라고 하셨다. 자기는 별거 아니더라고, 나도 안다. 결국엔 별게 아니겠지. 근데 그렇게 되기까지 상처입을 나를 생각하면 두렵다 무섭다 내가 너를 괴물로 만들었을까 나에게는 이래도 나는 이해해준다고- 무섭다
“보고싶더라구요”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은 안믿는게 정석이다
믿지말라면서 보고 싶단 말은 안맞잖아. 현빈은 좋은 사람이 아닌거다. 책임지지 않지만 내 감정만 말하고 싶은거 이게 뭐하는 짓이야. 경고 했으니 남의 감정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무책임한 말. 나는 경고했으니 니 마음 니가 알아서 하라는 방어적인 말. 그러면서 자기 멋대로 보고 싶다고 하는거
미친세상에도 룰이 있으니 나도 레벨업을 하려나
정신병에나 안걸리면 다행일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