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 2020. 10. 3. 21:27






82년생 김지영은 좋아하는 민음사 현대작가선에
거의 첫번째로 나온 책이라서 나오자마자 읽었는데,
내용 자체가 내가 피하고 생각하기 싫은 내용이라
다시 접어서 책상에 가뒀었다.

그렇게 오년이 지나서 오늘 명절때, 어쩌다가 티비에서 특선영화로 그렇게 피하던 82년생 김지영을 보는데, 정유미배우 연기가 너무 리얼이라 너무 끔찍하고 소름 돋고, 책으로만 읽어도 힘들던 불편한 감정들이랑 내가 평소 무의식적으로 듣던 말들이 영화에 나와서 새롭게 들렸다. 안보려고 눈을 감았던 불편한 것들이 해수욕장에 있는 쓰레기마냥 두둥실 수면위로 다 떠오르면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불편해지는 느낌이다

가족특선 영화로 82년생 김지영을 고른 방송사의 안목이 진심으로 탁월한듯! 추석맞이 이토록 모두에게 유익한 영화라니! 처음에 책을 읽을땐, 82년생이라 그래, 몇장면이 너무 불편하지만 난 아니였어 하고 넘긴것들도 있는데, 영화에서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말들이나 남편이나 가족이 지지해주지만 실제로 그런상황에서 머뭇거리며 사람 불편하게 하는 장면들을 보면, 나도 같은 걸 겪었고 아직도 우리 세대는 같은 걸 겪고 있구나 한다

특히, 엄마가 찾아와서 외할머니한테 빙의되서 말하는 그 장면은 진짜 오랜만에 영화를 보면서 엉엉 눈물이 터졌다 완전 엉엉


"미숙아, 정말 고생 많았다 오빠들 공부시킨다고 청계천에서 미싱 돌리다 너 손가락 그렇게 돼서 왔을 때 내 가슴이 찢어졌었다..."

생각하는게 힘들어서 피하던 것들이 자꾸 보여서 이 책을, 이 영화를 자꾸 서랍에 가뒀나보다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떠올려보길

정유미 배우는 진짜 사랑스러우면서 너무 연기도 잘하고 멋있어여..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