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21th : 인생에서 중요한 것
은아:)
2008. 12. 8. 02:38
나는 전공이 반도체 시스템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학과라서 학과 내부에 따로 알리미가 있는데, 나는 그 알리미 중의 한명으로 우리 학과에 대해서 홍보 하고 있다.
알리미를 하다보면 뿌듯한 일이 많이 생긴다. 가령 전국 투어를 한다든지, 내가 만났던 또는 상담했던 학생이 '후배'로 들어온다던지 하는. 또, 투어나 학생들을 만날 때,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는 것도 사실 기분이 많이 좋다. 이렇게 나는 알리미 활동을 하면서 우리과라는 나름의 '자부심'이 만들어졌다.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1기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몇몇분들이 메일이나 싸이에서 쪽지를 보내주신다 :) 하나 하나 받을때마다 그 관심이 너무 소중해서 성실하게 답변해드리려고 노력하는데, 최근에 받은 질문들은 솔직히 수험생의 입장? 에서 물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 반도체 총괄에 입사했을때, 일반 사원과 연봉 차이가 얼마나 되나요? , sky의 공대랑 맞먹나요? 하는 이런식의 질문들. 궁금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질문 하나 하나를 들을 때마다, 이런생각이 든다. '아 결국 이런 놈들이 들어와서 또 이런 생각을 가진 과를 만들고, 결국 이런 어른이 되는구나'
물론 미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저렇게 자신의 미래를 중요하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일 수도 있다. 그치만, 저런 질문을 하기전에, "반도체 시스템 공학 전공에서는 어떤걸 배우나요?"하는 사소한 질문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는 거다. 대체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도 모른 사람이 연봉을 따져서 뭘 하겠냐고 묻고싶다. 어떤 공부고, 자기 자신에게 맞을지 안맞을지도 모르면서 무조건적으로 '입사', '연봉'에 따라서 직업을 결정하는거. 평생을 할 직업일지도 모르는데, 그런 표면적인 것들만 봐서 판단한다는거. 그래서 가끔 이런 수험생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결국에는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중요하다는건데, 어려서 그런지 성공에 대한 욕심도 많고, 그런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 하는 거 같다. 하긴, 나도 어렸을 땐 그랬던 거 같다. 물론, 그런 것들이 틀린 말이라는건 아니지만, 하지만 4년간 공부를 할 대학을 결정할 때는 정말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봉', '입사', '장학금' 이런 것들은 부수적인 문제이다. 결국 중요한건 '나의 적성'이지. 왜 다들 '나'를 무시하고 '나 이외의 것'에 관심을 두는지 모르겠다. 중요한건 난데. 내가 할 일인데,
조금 더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수험생 처럼, 그런식의 질문을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보배랑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진로 때문에 학교에 상담하러 오신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알리미라서 학교의 좋은 점을 말해주긴 했지만, 다시 뛰어가서 "한번 더 자녀분의 적성을 생각해서 진로를 결정하라는 말을 드리고 싶었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수험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알리미의 본분은 우리 과를 알리고 조금 더 좋은 학생들을 우리 학과로 끌어오는 일이지만, 그치만 그래도 미리 길을 가 본 선배로써, 조금 더 자신에게 맞는 결정을 하도록 도와주는 일이 아닐까 싶다. 학생들이 꿈을 잃어버리고 벌써부터 '연봉'이라는 단어를 쓴다는게 참 안타깝다. 아직은 좀 더 어려서 현실을 생각하지 않고 꿈을 향해 가도 될 나이인데 말이지.
그래도 힘내세요 :) 다들,
덤으로 우리과 교수님과 학생들 단체사진 :)
그래도 우리 성균관 대학교 반도체 시스템 전공은, sky에 뒤지지 않는 교수진과 커리큘럼을 가진, 모든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는, 지원하나는 제대로인 학과입니다 ^^ 저희 학과 안좋은 곳 아니예요~ (어쩔수 없는 알리미의 본능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