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37th : 순례자
은아:)
2009. 1. 25. 19:40
파울료 코엘료의 작품을 오랜만에 읽었다. 사실 누군가가 나에게 이 책읽어봤냐고 물어봤었는데, 나는 내가 읽은 줄 알고 그렇다고 대답했었다. 왜냐면 파울료 코엘료의 작품은 이미 고등학교때, 그가 새로운 책을 쓸때마다 다 읽어봤으니까. 그런데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내가 읽지 않은 책임을 알았고 - 뭐 그렇게해서 다시 읽게 되는 계기가 됐다. 사실 파울료의 책은 항상 난해해서, 그 주제가 뭔지 마음 속에 안닿을때가 많았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삼년이 지나서 그런지 예전과 다르게 그의 책이 술술 읽혀졌다. 맘에 와닿는 부분도 많고. 여태껏 읽었던 그의 작품 중에서는 이게 가장 좋았지 않았나 싶다.
파울료 코엘료는 '연금술사'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그의 처녀작인 "순례자"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한다. 하지만 이 책은 '연금술사'보다 더 구체적이고, 그의 체험기이기 때문에 더 현실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아직까지 그 처럼 뭔가에 도달하기 위해서 순례를 떠나거나, 정신적으로 어떤 꺠달음을 얻기위해서 모든걸 버리고 떠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훈련 방법이나, 깨달음에 대해서 100% 동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았던 부분을 고르자면
" 우리는 자신의 세계관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끊임없이 애쓰지요. 자신과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세계관이 진실이라고 확신하게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 거절당할 것이 두려워 두세 명의 여자들에게 구애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 떠올랐다. 나중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하고 싶던 일을 여러 번 포기한 것도 기억났다. 깊은 회한이 몰려왔다. 산채로 매장당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사는 것 자체를 두려워 했던 나 자신에 대한 깊은 후회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충만한 삶을 즐기는 것일진대. 나는 무엇 때문에 거절당할까봐 두려워하고 하고 싶은 일을 훗날로 미루었던 것일까? 하지만 나는 지금 관 속에 갇혀 있었고, 이제 다시 돌아가 예전에 갖지 못했던 용기를 보여주기엔 너무 늦어버린 터였다"
우선 첫번째 문장 - 저 문장을 읽고, 내가 이제껏 했던 행동들을 생각해봤다. "내 세계"라는게 너무 강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건 저 말처럼,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내 세계" 강요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게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걸 머리는 알고 있지만, 인정하지 못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꾸 강요하는 뭐 그런형태. 그래서 아마 그 사람도 그런걸 느끼고 그렇게 말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두번째는 파울료가 관속에 들어있다고 생각하면서 한 훈련인데, 삶의 마지막을 경험하는 그의 생각 - 그냥 모두에게 교훈이 되는 내용이길래.
여튼, 그의 두번째, 세번째 작품보다 훨씬 더 좋았던 그의 첫번째 작품ㅎ 간만에 즐거웠다 ;) 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