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점많은 이상주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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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

은아:) 2020. 3. 6. 23:30

 

 

  지겹다. 지루하다.  비슷한 하루, 하루. 그리고 또 하루.  서른을 넘어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지루하다 지겹다 인 것 같다. 선생님은 반복이 주는 안정감을 느껴보라고 하셨지만, 일과 집을 반복한 3개월 째, 정말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별 일이" 없이 산다.  "별 일이" 없기에 다행이고, "별 일이" 없어서 권태롭다.  세상보면 내 삶은 힘들거나 권태롭거나 둘 중 하나 였다.  힘들게 뭔가를 이겨내도록 나를 몰거나 아니면 아무일 없거나. 이겨내고 이뤄야할 일이 있으면 그것만을 보고 달려가고. 그래서 균형잡지 못하는 내가 그토록 싫었는데.  노력해도 아직도 균형잡는 일은 내게 버겁다.  세상이 코로나 때문에 난린데, 일-집만 반복하던 내게는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멀게 느껴진다.  나는 정말 아무일이 없다.  아무일이 없어서, 이게 맞는지 틀린지 옳은건지 생각이 자꾸 드는데, 그래서 생각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생각이 많으면 뭐든 할 때 마찰력이 생기니까, 최대한 마찰력을 줄이고 눈앞의 것들을 빨리 해버려야지 하며.  (가끔있는 일이지만) 오늘도 하루 종일 쓸데 없는 생각에 집중을 못했다.  우리 회사에 있는, 쓸데 없는 목소리와 쓸데 없는 얼굴과 버려도 버려지지 않는 뭐 내게만 있는 그런 것이 있어서.  내가 살려고 머릿 속에서 파렴치한으로 만들어 버린 사람이 정상인처럼 돌아다니며 이야기하고 앉아 있으면, 가끔은 내가 미쳐버리는 것 같다. 내가 비정상인가 싶다.  이런 생각 또한 감정 낭비니 그만하고 일하자. 하고 바로 잡기도 하고, 뭐 여튼, 마찰력을 줄이자. 하고 다짐 하지만, 그래도 권태로운 삶에 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I need something special :) 예를 들면, 사랑같은 것들. 아니면 Apple로 취업?  내 미국 아버지는 오늘도 연락오셨다. 아버지는 나를 너무 좋아하신다. 나도 아버지를 좋아하고. 

  3년간의 상담 결과는 돈과 시간을 투자한 만큼? 나에 대해서는 많이 알게 되었는데,  가장 큰 수확은 역시 어떤 감정을 느꼈을 때, 반복되는 내 패턴들에 대해서 스스로 의식할 수 있게 된 것이있다. 알아챈다고 해야하나? 가령, 일을 할때, '어랏 나 또 무의식 중에 이러고 있네' 라고 느끼면, '하지 말아야지. 어차피 이렇게 화를 내버리면 결국 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니까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자.' 하면서 내 감정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있고.  또 내가 화가 났을 때, 잘 하는 행동 중 하나가, 그 사람한테 화를 낸다기 보다 상대방이 화가 나도록 유도하면서,  결국 그 사람이 화를 내게 만들 때가 있는데, 그런 것도 최대한 줄이려고 하고 있다. 타부서랑 일할 때, 어랏 니가? 하면서 상대방이 화나도록 유도 하는게ㅋㅋ 무슨 정신병자도 아니고. ㅋㅋ 그만해야지.  감정을 잘 조절해서 조심하자. 말을 줄이고, 말에 무게가 실리도록.  

  가끔 상담을 받을때나 받고 난 이후 시간이 나면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제대로 된 선생님을 고른게 맞을까. 나도 모르게 어떤 방향으로 유도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걸 상상하면서, 상담으로 심리를 조종해서 범죄를 일으키는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도 생각했다. 드라마로 만들면 재밌지 않을까? 첫 장면은 초록색 벽에 나무로 만든 오래된 소파가 있는데, 거기 앉아서, 자기가 한 일을 또 다시 자책하며 상담하고 있는 피해자의 모습.  또 절실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그리고 그걸 조종하는 아무렇지 않아보이는 상담자.  예민한 사람만 알아보려나?? 어쨌든, 첫 장면은 올해 안에 완성 시키고 싶다.  언젠가는 나도 글을 쓰겠지?  작가가 되는게 내 삶의 최종 목표니까.  근데 이렇게 조잘 조잘 이런 글을 쓰는 걸 보면 아직 멀었다. 한참!

 

  어제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내 느낌이 안정적인데 많이 다운된 것 같다고 했다. depress는 아니고, 기복이 없고 stable한데 그 stable함이 저기 아래에 있는 그런 느낌? 깨방정이 없어졌다고 해야하나. 스트레스와 재미를 trade off 한 기분이랄까. 나도 느끼는 걸 친구가 말해주니 더 확실해졌다. ㅋㅋ 맞아. 그렇지, 근데 어떻게 바꿔야 할까.  깨방정을 떨던 때로 돌아 갈 수는 없고, 사랑의 불시착이나 보며 일단은 자야지. 현빈 보면 근심걱정이 사라지려나. 어쨌든 자자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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