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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점많은 이상주의자 :)
210509 본문
무봉산 정상에서 쓰는 쓸데없이 진지한 일기
글을 안쓴지 한참됐다. 내 30대 초반 몇년간은 글보다는 숫자에 익숙했고, 내 감정보다는 일에 치중해서 살기로 정했기 때문에 글을 쓰고 앉아있을 여유라는게 없었다. 생각을 시작 하면 어두워지고, 그러면 우울해지고, 우울해지면 생활이 힘들기 때문에 나에게 겨를을 주지 않으려고 부던히 노력했었고, 가끔의 생각이나 감정의 소비는 드라마랑 음악으로 대신했다. 책을 멀리하고, 음악을 많이 들었고, 티비를 많이 봤다. 덕분에 삼십대 중반이 된 지금, 감정과는 거리가 생겼고, 내게는 힘이 생겼다. 이런걸 성숙이라고 부르는 건가? 20대 때는 보이지 않았고, 없었고, 알필요도 없었던 이 어른의 세계에서. 무대에도 내 몫이 있었고, 어느정도 갖고 싶고 맡고 싶었던 배역을 따냈다. 어렸을때는 너무 철이 없었고, 무지했고, 모르는게 많았고. 또 그래서 그렇기에 행복했다. 딱 그만큼의 어려움과 그만큼의 힘듦이 삶의 전부인 줄 알면 사실은 그안에서 내가 행복한건, 그건 진짜이니까. 돌아보면,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그 행복을 지키고자 스스로 구김없이 밝고 행복한 온실의 화초가 되고 싶었고, 누군가가 대신 짐을 지어주는 그런 삶을 살기를 바랬던 것 같다. 근데, 화초의 삶은 타고난 기질과 적성에 안맞아서 열심히 온실을 만들어 놓고, 들판으로 나가고 싶은 맘 사이에서 답답해 했었고, 그안에서 내가 왜 화를 내는지도 모르면서 화가 나 있었다 풀리지 않는 무언가에 대해. 나만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인데, 어렸을 땐 남이 해줄수 있을거라 착각했었다. 나와 많이 싸우고, 지켜보고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다행히도 나는 나와 많이 친해져서 원하는 삶이 어떤건지 그 방향대로 사는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되었지만. 그 덕분에 방향대로 나를 몰아세우기도 하면서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도 하고, 아니였구나 하기도 하면서 돌아가기도 한다. 그치만 가장 값진 것은 모든 결정을 할때 나에 대해서는 이제 no doubt. 한다는 것. 나는 할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믿는 맘이 생겼다. 작은 성취를 하면서 이렇게 하는거구나 하는 reference들도 많이 경험 했고. 그래서 이젠 어떤 결정을 할때 단순하고 편해졌다. 여튼, 그렇게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나는 힘이 생겼다. 가끔은 연약했던 내가 그립다. 무지해서 행복한 그때가. 소녀스럽고 사랑스럽고 그런거. 영원히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처럼 오지않은 이를 기다리며, 내 선택을 누군가에게 미룰수도 없고. 성숙이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맞을지도ㅎ 또 글자로 이해하던 말들이 진심으로 이해되는 순간이네. 이렇게 싸워서 이길 수 있고 원하는걸 가질 수 있는 나도 좋아한다. 이제 나도 같이 협상의 테이블에 앉았고, 원하는걸 갖기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으니까. 적어도 내 생각대로 되는 것이 주도권을 쥔 삶이라 맘에 든다. 내가 가진 포텐셜이 어떤 것인지 알고, 그 무기를 어떻게 쓸지는 이제 부터 시작이니까. 이제 크게 힘을 쓰지도 않고, 막막하고 절박하게 애써 얻으려고 하지 않을거다. 조급하면 필패고, 나는 내 손에 있는 패가 어떤건지 아니까.
요즘 suits에 빠져있다. (만약에 고양이를 사게된다면 하비, 도나와 말론이라고 지어야지 😎) 되게 잘 보고 있다가, 시즌5 쯤에 하비가 공황장애가 있어서 정신과에 찾아간 일을 보는데, 내가 한 말투와 대화와 비슷해서 너무 놀랐다. 의사한테 돈을 받으니 넌 뭐라도해야하는거 아니냐고 공격하는 모습이나. 예전에 내가 제대로 숨을 못쉬던 것들 전부. 이별과 트라우마와 감정을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는 모습들은 모두가 비슷한건가. 그 장면은 드라마로보는데도 하비가 숨을 못쉬면 내가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다. 마이크와 레이첼은 너무 부럽고.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이 었거든. 싸우지만 서로를 이해해주고 도와주는거. 그둘을 보면 예전의 내가 기억나기도 하고. 부럽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 저런거 같은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버이날이랑 어린이날을 핑계로 부모님이 왔다갔다. 엄마가 해준 밥먹으면서 엄마랑 한창 쇼핑을 하고 아빠랑 63빌딩 워킹온더클라우드에 가서 저녁 먹공. 이번달에 카드 값이 되게 많이 나올 것 같지만ㅋㅋ 엄마 아빠가 좋아하니 그것으로 충분 ❤️ 하다. 사실 돈을 버는 목적이 딱히 없는데. 엄마 아빠한테 좋은걸 해주면 내가 더 받는 것 같아서 행복하다.
요즘엔 내가 많이 성숙해진 것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나를 잘 컨트롤하는 것도 알겠고. 그래서 너무 좋다. 오월의 가장 안좋은 점은 태민이가 군대간다는거네 ㅜㅜㅜㅜㅜ 힝
태민이 너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무대가 너무 멋져서 진짜 동경하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