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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점많은 이상주의자 :)
1Q84 본문
하루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해변의 카프카'가 그렇게 유명하고 잘나가던 시절에도 하루키의 책은 쳐다도 안봤었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부류의 책이든 아니든 꼭 한번쯤 하루키의 책을 읽어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별로 땡기지 않는다고나 할까. 아니면 어린 시절에 읽었던 '상실의 시대'의 충격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는지도. 뭐, 여튼 그러다가 1Q84를 보란이가 빌려주고, 마침 휴일이 긴 추석이라 책읽기를 시작하였다.
정말 부끄러웠던건 책을 한 스무장 넘게 읽었을 때까지 난 1Q84를 '아이큐 84'라 읽고, 인간의 지능에 대한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는거다.(완전 부끄ㅜㅜㅜ) 중간에 주인공인 아오마메가 1984년을 Question의 Q를 따서 1Q84라 칭한 이후부터 '아.. 책이름이 1Q84구나'하고 커버를 다시보고 확인했었다.
1권은 그냥 저냥 읽을 만했었고, 덴고와 아오마메를 연결하는 사소한 사실들이 언급된다. 사실 그때까지 마더나 도터나 달이 두개라거나 하는 것들이 뭘 의미 하는지 몰랐다. 그러다 진짜 재밌는건 2권부터. 2권부터 아오마메와 덴고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공기번데기가 무엇인지, 달이 두개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1Q84년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달이 두개로 보인다는지 하는 이야기로 1권에서 설명해주지 않았던 의미들이 풀리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3권에서 아오마메가 덴고를 찾아가게 되고, 아 그전에 덴고가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고양이 마을에 가게되는데, 이 고양이 마을이 덴고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더라.넘 어려워 ㅠㅠ 여튼 아오마메가 덴고를 찾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넘 쉽게 넘어간다는거다. '선구'라고 불리는 치밀하고 재빠른 이 집단이 자신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우시카와만 믿고 아무런 손도 쓰지 않고 가만히 도망가도록 보고만 있었다는게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조지 오웰의 1984와 비교해 보고 싶긴 하지만, 읽은 적이 없어서 이건 패스해야겠다. 조만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봐야지. 조지 오웰 이외에도 심포니 신포니에타나 소설에서 언급된 다른 유명한 책들, 명언들(특히 다마루가 명언을 많이 인용했었다 ^ ^) 이런 것들이 뒷바침되니까 하루키가 만든 이 세계가 정말 존재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나는 아니지만 이 세계에서 두개의 달을 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하는 생각? 그리고 각각의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들이 이 세계에 모여있다는 생각도... 아 어렵다.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도 다음번엔 읽어보아야겠다. "딱 내 타입이네"하는 건 없지만, 그래도 '미스테리+사랑+종교"가 적절히 섞여서 지루하지는 않은 책인 것 같다. 그리고 아래에 있는 기사는 하루키에 대해서 알아보다가 본 기사.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1)의 작품은 46개 언어로 번역됐다. 10여 년 전부터는 해마다 노벨 문학상 단골 후보다. 레오시 야나체크(1854~1928년)의 ‘신포니에타’와 같이 그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음악은 덩달아 음반 판매량이 급증한다. 어떤 대만 신문은 무라카미가 언젠가는 일본 지폐를 장식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무라카미의 소설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하버드대학의 제이 루빈 교수에 따르면 “무라카미 소설을 읽으면 뇌가 바뀐다.” 뇌까지 바뀌게 되면 독자들은 무라카미 소설에 중독된다. 그래서 무라카미의 소설은 세상에 나오기만 하면 밀리언셀러가 된다. 비결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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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는 ‘아이큐 84’가 아니다
공감할 만한 구석이 있다. 최근 『1Q84』로 한·중·일 동아시아를 필두로 전 세계 독서계를 강타한 무라카미가 소설을 쓰는 방법도 이 우스갯소리가 전달하는 비결과 많이 다르지 않다. 그의 소설 집필은 ‘임신한 공주’와 같이 하나의 이미지로 시작한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를 쓸 때도 “아이디어라고 하기에는 아주 작은 아이디어, 그저 한 이미지’로 착수했다. 『1Q84』 집필은 바로 그 제목이 결정되는 순간 대장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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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직후 『1Q84』를 ‘일큐팔사’가 아니라 ‘아이큐84’라고 읽으면 ‘무식한 사람’으로 취급되던 때가 있었다.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내년 9월 출간될 영문판 『1Q84』를 ‘원 Q 에이티 포(One Q Eighty-four)’라고 읽어달라고 출판사 측이 일찌감치 ‘계몽’ 작업에 나섰다. 『1Q84』는 조지 오웰의 소설인 『

무라카미가 1984년이라는 연도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8월 23일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문학의 전당’에서 독자들과 만났을 때 무라카미는 이렇게 말했다. “미래에 대해서 쓰는 게 싫었다. 미래에 대해 쓰는 것은 대체적으로 따분하기 때문이다. 나는 과거, 특히 가까운 과거에 대해 쓰고 싶었다.” 조지 오웰은 『1984』를 무라카미가 태어난 1949년에 집필했다. 무라카미는 같은 해를 시간의 반대 방향에서 조명하고 싶었다. 그에게 『1Q84』는 “1984년이라는 아직 아날로그 시절의 세계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1984년이 됐을 때 오웰이 ‘예언’한 빅브라더(Big Brother)가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의 도래가 ‘빗나갔다’ ‘빗나간 게 아니다’라는 논란이 일었다. 정보통신 기술이 가능케 한 ‘감시 사회(surveillance society)’의 도래로 『1984』의 예언 성취에 대한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설 『1984』에 담긴 비현실이 현실 속에서 조용히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무라카미가 『1Q84』를 쓰게 된 동기는 두 가지 ‘비현실적’인 일이 현실 속에 일어난 것이다. 9·11 테러와 옴진리교가 자행한 1995년 3월 20일의 도쿄 지하철 사린 사건이다. 무라카미는 말한다. “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항상 느낀다. 세상은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인다. 9·11 테러 이후 이런 느낌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하루 3갑 피우던 담배도 끊어
『1Q84』에는 귀족 대신 보통사람이 주인공이다. 다만 그들은 현실과 다른 세계에서 벌어지는 신비한 일에 연루된다. 여주인공 아모마메(靑豆·29세)는 스포츠 강사다. 남자 주인공 덴고(天吾·29세)는 소설가가 되려는 꿈을 가진 학원 강사다.
『1Q84』에는 섹스가 있다. 아오마메는 머리가 벗겨진 중년 비즈니스맨을 유혹해 하룻밤의 섹스를 갖는다. 덴고에게는 금요일마다 만나는 연상의 유부녀 섹스 파트너가 있다. 『1Q84』에는 섹스보다 사랑이 더 중심적이다. 『1Q84』는 10살 때 사랑이 20년 만에 이뤄지는 러브스토리다. 신파극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대사가 작품 전체를 이끌어간다.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인생에는 구원이 있어. 그 사람과 함께 못한다 해도.”
『1Q84』에는 종교가 있다. 아모마메는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증인회’라는 기독교 계통의 신앙 집단에 속했다. 아모마메는 ‘주의 기도문’을 패러디한 듯한 기도를 하기도 한다. “하늘에 계신 주님이시어. 당신의 이름이 영원히 거룩한 여김을 받으시오며, 당신의 왕국이 우리에게 임하옵시며, 우리의 수많은 죄를 사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의 보잘것없는 삶에 당신의 축복을 주시옵소서. 아멘.” 주인공들은 ‘섹스 없는 잉태’를 경험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무라카미다. 정작 일본에서는 그를 ‘사기꾼’이라고 폄하하는 비평가들이 있다. 어쩌면 무라카미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소설은 사기다’라고 인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라카미는 속임수·사기에 대한 링컨의 말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과 같은 경구다. “모든 사람을 짧은 시간에 속일 수는 있다. 적은 수의 사람을 계속 속일 수는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계속 속일 수는 없다.”
진정한 사기꾼은 더 큰 사기를 치기 위해 사기 치는 것을 미루는지 모른다. 무라카미는 작가로서 최선을 다한다. 그는 마라톤을 30여 회나 완주했다. 82년 무렵부터 조깅을 시작했다. 하루 3갑까지 피우던 담배도 끊었다. 오후 9~10시에 취침하고 오전 3~4시에 기상해 오전 10시까지 작업에 매진한다.
무라카미에게 사기는 없어도 특유의 기법은 있다. ‘종교·귀족·섹스·미스터리’ 요소를 적절히 배합하는 것 외에 무라카미가 잘 구사하는 기법 중 하나는 ‘친숙한 것’과 ‘친숙하지 않은 것’을 적절히 섞는 것이다.
“독자의 뇌까지 바꾸는 중독성”
친숙하다 못해 ‘판에 박은 문구(clich<00E9>)’로 느껴지는 대사도 많이 나온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모든 일이 겉보기와는 다르다” “늦건 빠르건 뭔가가 사람을 죽이기는 하죠” “나이를 먹으면 여러 가지 것을 알게 된답니다” “많건 적건 인간은 망상 없이 살아갈 수 없어” “어떤 일에나 불평을 다는 사람은 있는 법이야” “어떻게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누군가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살아가는 데 지쳤어요”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선도 없고 절대적인 악도 없어” “중요한 것을 손에 넣으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 돼. 그게 세상의 룰이야.”
반면 한참 생각하고 음미해야 하는 대사도 많다. 이런 것들이다.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이다” “우리의 기억은 개인적인 기억과 집단의 기억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거야”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실증 가능한 진실 따위는 원하지 않아” “매클루언적으로 말하자면 미디어가 곧 메시지인 거야” “소설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일 뿐이다” “설명을 듣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설명을 들어도 모르는 것이다.”
작가적 기법에 대해 무라카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작가마다 고유의 기법이 있다. 내 마음속에는 수많은 ‘서랍’들이 있다. 내 서랍에는 수많은 소재들이 있다. 필요한 기억과 이미지들을 서랍으로부터 끄집어 낸다.”
무라카미는 서랍에서 메타포어를 구성하는 지식을 끄집어 낸다. 원초적인 기억, 변태 성욕, 연쇄 살인같이 비교적 흔한 기재들도 있고 ‘오컴의 면도날’,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대필 작가, 난독증, 야나체크, 조지 오웰, 맥베스, 길야크 인,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과 같이 높은 수준의 교양을 요구하는 내용도 있다. ‘리틀 피플’ ‘공기번데기’ ‘두 개의 달’ ‘뇌의 전족’과 같이 무라카미가 만들어낸 것들도 있다. 무라카미의 『1Q84』에는 아는 것을 확인하는 기쁨과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기쁨이 있는 것이다.
기쁨을 주기 위해서 무라카미는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을 지킨다. “본질적인 것을 묘사해서는 안 되는 게 원칙이며, 철저하게 묘사하는 부분은 건너뛰어도 되는 부분이다.”
『1Q84』에 대해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에 하나는 속편이 나올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무라카미의 대답은 아리송하다. “속편을 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오슬로 문학의 전당에서 무라카미는 말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나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 백지 상태다. 나는 암흑으로 내려가 스토리를 찾는다.” 이 말에 따른다면 속편 계획은 없다. 그러나 백지에 이미지가 떠오를 때 속편이 시작될 것이다.
『1Q84』의 속편을 기다리면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무라카미가 수행할 ‘동양과 서양의 가교 역할’이다. 탄탄한 영어 실력 덕분에 가능한 역할이다. 그는 번역가이기도 하다. 레이먼드 카버, 스콧 피츠제럴드, 트루먼 커포티 등 미국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했다. 그의 독특한 문체는 미국 문학의 영향이기도 하다. 그의 소설은 동양 독자에게는 서구적 신비감을, 서양 독자들에게는 동양적 신비감을 선사한다. 그는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첫 장들을 영어로 작성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이렇게 시작한다. “완벽한 절망이 없는 것처럼 완벽한 글쓰기라는 것은 없다.(There’s no such thing as perfect writing, just like there’s no such thing as perfect despair.)”
이곳이 어떤 세계인지, 아직 판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구조를 가진 세계이건 나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아오마메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이 세계는 아마도 이세계 나름의 위협이 있고, 위험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계 나름의 수많은 수수께끼와 모순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어두운 길을 우리는 앞으로 수없이 더듬어가야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괜찮다.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이자. 나는 이곳에서 이제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단 하나뿐인 다릉ㄹ 가진 이 세계에 발을 딛고 머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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